요즘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취를 하고 나름 내 살림을 꾸리기 시작하면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요리조리 찾고 있다.

장도 웬만하면 시장에 장바구니, 다회용 용기, 그리고 집안에 굴러다니는 봉지들을 가지고 가려고 노력 중이다.

요즘 핫한 제로웨이스트샵 중 알맹상점을 종종 갔었는데, 드디어 우리 동네에도 제로웨이스트샵이 생겼다는 소식을 접했다. 가기는 알맹상점을 먼저 갔지만, 후기는 1.5도씨를 먼저 올리게 됐다. 하핫.

인스타를 먼저 팔로우 해놓고, 며칠 간 벼르다가 드디어 찾아간 관악구 1.5도씨. 까페도 같이 운영한다고 해서 텀블러를 챙겨갔다.

기후변화로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있는데 상승온도의 마지노선이 1.5도씨다.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이야기하고자 가게 이름을 1.5도씨라고 지었다고 한다. (라고 인스타그램에서 봤다ㅋㅋ)

석가탄신일인 오늘, 불과 몇시간전에 다녀와 올려보는 따끈따끈한 1.5도씨 후기.

위치는 신대방역 2번 출구에서 주택가 골목 안쪽으로 10분쯤 걸어가면 나오는 곳에 있다.

주소: 서울 관악구 조원로18길 15

1.5도씨 위치 (출처: 네이버지도)

플라스틱 모으는 자루와 화분들, 깜찍한 1.5도씨 간판 로고가 있는 외관


귀여운 입간판이 반겨주는 관악구 1.5도씨의 입구


들어가는 입구에 1.5도씨 이용방법이 이렇게 귀엽게 적혀있다.


사장님께 언제 오픈하셨는지 여쭤보니 두 달 정도 됐다고 하셨다.
두 달째이지만 생각보다는 물건이 많았고, 다음주에는 팝업 형태로 아로마티카 화장품도 들어온다고 하셨다.
요즘 아로마티카 화장품 애용 중인데.. 다음주 쯤에 한 번 더 들려봐야겠다.

고체치약, 고체 세제, 대나무 칫솔, 톤28 바를거리들, 비누, 비누망, 리필 가능한 세제와 섬유유연제, 구연산, 그래놀라와 올리브유, 직접 갈아서 소분해주신다는 원두, 다회용 용기 등 각종 생활용품들이 있었다.

1.5도씨 까페 내부


그리고 아래는 내가 산 물건들이다.

시나몬 그래놀라 & 다크 카카오 그래놀라


10g에 43원인가. 가격이 좀 사악하다.
제로웨이스트샵이 많이 많이 생겨서 이런 리필 제품들의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좀 내려가면 좋겠다.
오른쪽 다크 카카오 그래놀라 100g을 사와서 아몬드우유에 타먹어 봤는데 맛있었다.
역시, 비싼게 맛있긴 하다...


요즘 애용 중인 대나무 칫솔도 샀다.
닥터노아는 2,800원, 나머지는 1,000원대였다.
닥터노아가 국내산이라 좀 더 비싸다.
나는 칫솔모가 작은 걸 선호하는 편이라.. 가운데 모가 제일 작은 칫솔(개당 1,000원)로 세 개를 구입했다.


마지막으로 버블티용 실리콘 빨대를 하나 구입했다. 일반 크기의 실리콘 빨대는 이미 구입한게 있었는데 버블티용은 가지고 있지 않았었다.

버블티를 좋아하는데 버블을 먹으려면 빨대를 항상 얼결에 쓰게 되는게 너무 신경이 쓰였었다... 플라스틱 빨대는 웬만하면 사용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그냥 먹기에 버블은 너무 바닥에 촥! 붙어있다. 드디어 오늘로써 버블티 빨대 걱정 해결!


사장님께서 직접 만들고 데코하신 컵과 그릇들, 그리고 사진을 보고 그리셨다는 그림들이 있었다.
손재주가 매우 좋으신 분이었다....+_+
나중에 도자기 원데이 클래스도 여실 예정이라고 한다.
테이블 한 자리 미리 예약합니다....


한바탕 쇼핑하고 아이스 라떼 한잔!
텀블러를 가져오면 1,000원 정도 할인된다. 메뉴판은 못 찍은, 헐랭한 나란 블로거...
원두가 두 종류 있었는데, 내 픽은 사장님 추천대로 라떼에 어울리는 애쉬 원두.
커피가 진짜 맛있다. 애쉬는 산미가 좀 강한데 라떼에 잘 어울렸다.

코로나로 부쩍 환경보호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제로웨이스트샵들도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아직은 수가 많지 않지만 이런 가게들이 주변에 점점 많아지면 좋겠다.

볕이 좋은 요즘, 관악구 사시는 분들은 동네 마실이라도 나가면서 한번쯤 1.5도씨에 들러보시길 추천한다.

독립을 한지 반 년차가 되어가면서, 비록 미미한 개인의 노력이기는 하나 '쓰레기 하나라도 줄여보자'는 마음으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zero-waste life)'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전에 가족과 함께 살 때나 할머니 집에서 살 때에도, 아파트 단지 내 재활용 일자마다 저 많은 쓰레기들이 어디로 갈까 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어떻게 쓰레기를 줄여야 할지는 방법을 잘 몰랐었다. 줄이는 방법을 모르기도 했지만 생활을 위해서 사고 쓰는 제품들이 모두 비닐, 플라스틱 등등 일회용 포장재에 담겨 있으니 아무리 물건을 적게 사도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도 가게에서 구입하는 생활용품, 음식 등 대부분이 일회용으로 둘러싸여 있긴 하지만, 최대한 장을 볼때 시장으로 가서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재료들을 사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서 시장을 갈 때 장바구니용 에코백, 각종 용기나 통, 집에 굴러다니는 비닐봉투를 챙겨가고 있다. 개개인의 노력은 비록 미약하게 보일지라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위해 하고 있는 노력들을 이 공간에 조금씩 풀어볼 예정이다. :-) 

 

오늘은 시장에서 김치, 호두와 아몬드, 고구마, 표고버섯, 그리고 카페에 들러 조각케잌을 하나 샀다. 본가가 지방이라 김치를 매번 공수해올 수가 없고, 할머니 댁은 경기도이긴 하지만 차가 없는 뚜벅이인지라 종종 시장안에 있는 김치가게에서 사먹곤 한다. 저렇게 통에 담겠다고 하니 가게 주인장께서는 처음엔 약간 당황하는 듯 했다. 한 세번째 통을 들고 가니 이젠 조금 익숙해지신 듯 하지만, 여전히 겉절이 외에 다른 김치를 담는 건 좀 무리인 듯 싶다. 1인 가구인데다 김치냉장고가 없어서 너무 많이 사두면 김치가 다 시어져 버리기 때문에 많이 사지를 못하는 데다가, 가게에서 파는 배추김치는 배추 한 단을 기준으로 팔기 때문에 혼자 사는 나에겐 약간 부담스러운 사이즈다. 

 

고구마, 표고버섯 등 채소들은 그냥 에코백에 넣어서 왔고, 집에 오는 길에 들러서 먹고 싶었던 치즈케잌을 통에다 담아서 테이크아웃 해왔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가서 용기들고 케잌달라고 하는 사람 나야 나) 

 

호두랑 아몬드를 사기 위해 유리병을 가져갔는데 생각보다 사이즈가 작아서 저 플라스틱 용기를 받아왔다... 다음번에 저 용기 가져와서 받아가겠다고 가게 주인 분께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그러시라고 하더라. 통을 바리바리 가져와서 장을 보고 있던 모습을 좋게 봐주신 상인 분들이 계셨다. 채소가게 주인 분은 표고버섯을 저울에 달면서 '망원시장에서는 이렇게 장바구니랑 용기를 들고 오면 쿠폰을 발급해준다던데' 하셨다. 망원시장의 쓰레기 줄이기 노력이 조금씩 소문이 나고 있는 모양이다. (망원시장에서 시작된 제로웨이스트숍 '알맹상점' 방문기도 조만간 포스팅할 예정) 

물론 시장에서 구하기 어려운 것들은 마트나 온라인 상에서 구입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최대한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나 음식들은 시장에서 구입하면서 장바구니와 집에서 가져간 용기들에 담아오고 있다. 

 

요즘처럼 날이 춥거나 일이 너무 바쁜 시기에는 사실 그냥 모조리 온라인 배송을 시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럼에도 산처럼 쌓인 쓰레기 때문에 바다, 육지 곳곳이 오염되어 간다는 수많은 기사와 다큐들이 눈앞에 아른거릴 때마다 "세상에 최대한 무해한 사람이 되어보자"는 다짐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길어져 가는 집콕 생활에 활력도 줄 겸 잠깐이나마 외출한다는 생각으로 장바구니와 용기들을 주섬주섬 챙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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