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을 한지 반 년차가 되어가면서, 비록 미미한 개인의 노력이기는 하나 '쓰레기 하나라도 줄여보자'는 마음으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zero-waste life)'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전에 가족과 함께 살 때나 할머니 집에서 살 때에도, 아파트 단지 내 재활용 일자마다 저 많은 쓰레기들이 어디로 갈까 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어떻게 쓰레기를 줄여야 할지는 방법을 잘 몰랐었다. 줄이는 방법을 모르기도 했지만 생활을 위해서 사고 쓰는 제품들이 모두 비닐, 플라스틱 등등 일회용 포장재에 담겨 있으니 아무리 물건을 적게 사도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도 가게에서 구입하는 생활용품, 음식 등 대부분이 일회용으로 둘러싸여 있긴 하지만, 최대한 장을 볼때 시장으로 가서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재료들을 사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서 시장을 갈 때 장바구니용 에코백, 각종 용기나 통, 집에 굴러다니는 비닐봉투를 챙겨가고 있다. 개개인의 노력은 비록 미약하게 보일지라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위해 하고 있는 노력들을 이 공간에 조금씩 풀어볼 예정이다. :-)
오늘은 시장에서 김치, 호두와 아몬드, 고구마, 표고버섯, 그리고 카페에 들러 조각케잌을 하나 샀다. 본가가 지방이라 김치를 매번 공수해올 수가 없고, 할머니 댁은 경기도이긴 하지만 차가 없는 뚜벅이인지라 종종 시장안에 있는 김치가게에서 사먹곤 한다. 저렇게 통에 담겠다고 하니 가게 주인장께서는 처음엔 약간 당황하는 듯 했다. 한 세번째 통을 들고 가니 이젠 조금 익숙해지신 듯 하지만, 여전히 겉절이 외에 다른 김치를 담는 건 좀 무리인 듯 싶다. 1인 가구인데다 김치냉장고가 없어서 너무 많이 사두면 김치가 다 시어져 버리기 때문에 많이 사지를 못하는 데다가, 가게에서 파는 배추김치는 배추 한 단을 기준으로 팔기 때문에 혼자 사는 나에겐 약간 부담스러운 사이즈다.
고구마, 표고버섯 등 채소들은 그냥 에코백에 넣어서 왔고, 집에 오는 길에 들러서 먹고 싶었던 치즈케잌을 통에다 담아서 테이크아웃 해왔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가서 용기들고 케잌달라고 하는 사람 나야 나)
호두랑 아몬드를 사기 위해 유리병을 가져갔는데 생각보다 사이즈가 작아서 저 플라스틱 용기를 받아왔다... 다음번에 저 용기 가져와서 받아가겠다고 가게 주인 분께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그러시라고 하더라. 통을 바리바리 가져와서 장을 보고 있던 모습을 좋게 봐주신 상인 분들이 계셨다. 채소가게 주인 분은 표고버섯을 저울에 달면서 '망원시장에서는 이렇게 장바구니랑 용기를 들고 오면 쿠폰을 발급해준다던데' 하셨다. 망원시장의 쓰레기 줄이기 노력이 조금씩 소문이 나고 있는 모양이다. (망원시장에서 시작된 제로웨이스트숍 '알맹상점' 방문기도 조만간 포스팅할 예정)
물론 시장에서 구하기 어려운 것들은 마트나 온라인 상에서 구입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최대한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나 음식들은 시장에서 구입하면서 장바구니와 집에서 가져간 용기들에 담아오고 있다.
요즘처럼 날이 춥거나 일이 너무 바쁜 시기에는 사실 그냥 모조리 온라인 배송을 시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럼에도 산처럼 쌓인 쓰레기 때문에 바다, 육지 곳곳이 오염되어 간다는 수많은 기사와 다큐들이 눈앞에 아른거릴 때마다 "세상에 최대한 무해한 사람이 되어보자"는 다짐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길어져 가는 집콕 생활에 활력도 줄 겸 잠깐이나마 외출한다는 생각으로 장바구니와 용기들을 주섬주섬 챙겨본다.
'친환경라이프 > 제로웨이스트(zero-was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대방역 1.5도씨 카페 (0) | 2021.05.19 |
---|